이주노동자 강제노동 고용허가제 헌법소원 제기 공동기자회견

사업장 이동금지는 위헌이다!

◯ 일시: 2020년 03월 18일(수) 오후 1시

◯ 장소: 헌법재판소 앞

◯ 내용 – 사회: 정영섭 (이주공동행동 집행위원)

– 기자회견 취지 발언: 우다야라이 이주노조 위원장

– 헌법소원 당사자 이주노동자 발언

– 이주인권단체 발언

– 소송대리인단 변호사 대표 발언

– 기자회견문 낭독: 한용문 이주노동희망센터 이사장

주최: 이주공동행동 등 이주인권단체 공동(총 58개 단체)

[기자회견문]

사직을 허하라!

이주노동자 강제노동 고용허가제 헌법소원 제기 공동기자회견문

2020년 3월 15일 5명의 이주노동자들이 헌법재판소에 고용허가제의 적용을 받는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변경을 제한하는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이하 “외고법”)제25조 제1항과 제4항 및 고용노동부고시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업장 변경 사유」 (이하 “고시”) 제4조, 제5조 및 제5조의 2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헌법재판소가 외고법 제25조와 그 위임을 받은 시행령 규정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린 지 9년 만이다.

2011년 결정 당시 헌법재판소는 사업장변경 제한의 문제를 직장선택의 자유의 문제로 보고, 외국인의 경우 직장선택의 자유는 외국인력 도입에 관한 제도에 의해 구체화되는 것이라고 보아 결과적으로 과잉금지 원칙보다 완화된 위헌심사 기준을 적용하였다. 그러나 사업장변경 제한의 문제는 직장 선택의 자유 이전에 현재의 직장을 떠날 자유의 문제다.

고용허가제의 적용을 받는 이주노동자는 국가의 허가가 있어야 현재의 직장을 떠날 수 있다. 이 때 사용자가 동의를 하지 않으면 고시에서 규정한 “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에 해당함을 입증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사용자로부터 해고당할 자유”는 있어도 자신의 의지로 현재의 고용관계를 해소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다. 국가의 허가를 받지 못한 이주노동자는 재취업이 허용되지 않고 강제퇴거대상이 된다.

국제노동기구가 1930년 채택한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 제2조 제1항에 따르면 “어떤 제재의 위협으로 강요된 것이며 스스로 자발적으로 제공하지 않은 모든 작업과 복무”는 강제노동에 해당한다. 재취업이 허용되지 않고 강제퇴거되는 것은 임금노동을 하는 노동자에게 제재에 해당함은 분명하다. 청구인들이 일하는 사업장들은 10명의 사상자를 낸 폭발사고 발생, 근로계약 위반, 근로기준법 위반, 사용자의 폭언, 보호장구 미지급, 건설기계 무면허 운전 강요 등 각종 계약위반과 불법행위가 있었지만 고시에 따른 사업장변경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사용자가 허락하지 않는 한 그만둘 수 없다. 이처럼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에 대한 규제는 고용관계를 해소할 노동자의 권리를 제한함으로써 노동자의 사용자에 대한 지위를 더욱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는 국가권력이 노동자의 열악한 지위를 보완하기 위해 개입하는 통상의 노동정책의 방향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의사에 반하는 강제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법률 또는 근로계약을 위반한 근로조건을 거부할 권리를 포함하는 근로의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 등 헌법상 기본권에 대한 침해를 야기한다.

지난 16년간 고용허가제는 철저히 사용자의 이익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정된 결과 현재 이주노동자가 최장 9년8개월 간 한 사용자에게 매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고용허가제하에서 이주노동자는 노동자가 아닌 ‘인력’으로만 취급된 결과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를 한 사용자에게 예속시키고 사용자에 대한 지위를 더 약화시킴으로써 정작 달성하려고 하는 공익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 오히려 이주노동자 개개인이 사용자에 대하여 가지는 열악한 지위를 보완하는 것이 노동시장 왜곡 방지와 양질의 일자리 확대라는 공익적 목적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사람을 물건처럼 사고파는 노예제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시작된 강제노동 금지의 원칙은 세계 인권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원칙이자 헌법의 근간을 이루는 인권법의 핵심 원칙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고용허가제에 따른 사업장변경 제한은 국가권력이 노동자와 사용자간의 사적 관계에 개입하여 강제노동을 조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우리는 언제가 되어야 강요된 노동에 터잡아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미신을 버릴 수 있게 될 것인가. 고용허가제의 사업장변경 제한은 반드시 철폐되어야 한다.

2020. 3. 18.

이주인권단체 공동기자회견 참가단체 일동

아시아의 친구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사)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 아산이주노동자센터, 부천이주노동복지센터,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사)한국이주민건강협회 희망의친구들, 남양주외국인복지센터, 성공회파주이주노동자센터 샬롬의집, 포천나눔의집,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순천이주민지원센터,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의정부EXODUS, (사)함께 하는 공동체,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원불교 서울외국인센터) 이주인권연대(경산(경북)이주노동자센터,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아시아의 창, 울산이주민센터, (사)이주민과함께, 이주민노동인권센터, 이주와 인권연구소, 지구인의 정류장, 천안모이세, 한국이주인권센터)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경기이주공대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전선, 노동자연대, 녹색당,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사)이주노동희망센터,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민방송(MWTV), 이주민센터 친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 전국철거민연합, 전국학생행진, 정의당, 지구인의정류장, 천주교인권위원회, 필리핀공동체카사마코,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인권위원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헌법소원심판 청구서]

헌법소원심판청구서

청 구 인

1. A씨 외국인등록번호 : 880000-0000000

2. B씨 외국인등록번호 : 830000-0000000

3. C씨 외국인등록번호 : 910000-0000000

4. D씨 외국인등록번호 : 870000-0000000

5. E씨 외국인등록번호 : 840000-0000000

청구인들의 대리인

별지 기재

청 구 취 지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2019. 1. 15. 법률 제16274호) 제25조 제1항, 제4항 및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업장 변경 사유(2019. 7. 16. 고용노동부고시 제2019-39호) 제4조, 제5조, 제5조의2는 헌법에 위반된다”라는 결정을 구합니다.

침 해 된 권 리

헌법 제10조(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제11조(평등권), 제12조 제1항(신체의 자유), 제15조(직업선택의 자유), 제32조(근로의 권리)

침 해 의 원 인

외국인근로자고용 등에 관한 법률(2019. 1. 15. 법률 제16274호) 제25조 제1항, 제4항,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업장 변경 사유(2019. 7. 16. 고용노동부고시 제2019-39호) 제4조, 제5조, 제5조의2

청 구 이 유

[“사장님 나빠요!”]

“사장님 나빠요!”라는 말은 블랑카라는 외국인근로자 역할을 하는 개그맨이 출연하여 사업주의 나쁜 행동을 하나씩 고발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유행어가 된 말입니다. 2004년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의 제정으로 고용허가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고용허가제도의 적용을 받는 비전문취업(E-9) 외국인근로자는 20만 명을 넘습니다. 그러나 사업주의 나쁜 행동들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외국인근로자들의 사업장 변경이 허용되지 않는 현실과 맞닿아 있습니다.

[사업장 변경이 허용되지 않는 현실]

더 좋은 작업 환경과 더 높은 임금을 제공하는 직장으로 옮기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그 자연스러운 일이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근로자에게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더욱이 사업주가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령을 위반하였을 때에도 외국인근로자는 원칙적으로 사업장 변경이 불가능합니다. 청구인들처럼 말입니다.

청구인 1. A는 임금을 못 받았음에도 퇴사할 수 없습니다. 청구인 2. B는 사업주로부터 무면허 지게차 조종을 강요 당했지만 퇴사할 수 없습니다. 청구인 3. C의 경우 사업주가 근로기준법이 금지하는 위약금을 예정하였지만 퇴사할 수 없습니다. 청구인 4. D는 위험한 작업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상황에서도 일을 그만둘 수 없습니다. 청구인 5. E는 중대한 산재 사고 이후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지만 일을 그만둘 수 없습니다. 이처럼 청구인들 모두 일터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현 직장을 퇴사하고 다른 사업장에서 근무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인근로자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1항, 제4항,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업장 변경 사유 제4조, 제5조(이하 통칭하여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라 합니다) 때문에 사업주의 동의 없이는 계속 현재 사업장에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를 비단 청구인뿐만 아니라 많은 수의 비전문취업(E-9) 외국인근로자가 겪고 있습니다.

[강제노동 허용하는 현행 고용허가제도에 대한 문제제기]

‘강제노동금지’는 문명국가라면 그 어디나 채택하고 있는 보편적인 상식이며, 헌법적 가치입니다. 그러나 현행 고용허가제도는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을 제한함으로써 외국인근로자들이 사업주에 예속되어 노동을 강제 당하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청구인들은 현행 고용허가제도에서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는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위헌임을 주장하며 이 사건 심판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청구인들은 비전문취업(E-9) 체류자격을 받고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근로자들입니다(증제1호의 1내지5 각 외국인등록증사본 참조). 청구인들은 모두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을 받고 있습니다.

  • A

청구인은 2019. 12. 18.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같은 달 23.부터 양주시 소재 ○○실업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사업주는 입국 전 작성한 근로계약서상 근로조건과 달리 근무시간을 08:00~17:00에서 07:30~19:00으로 일방적으로 변경하고, 청구인에게 연장근로를 시키며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습니다(증제2호 A 근로계약서). 또한 청구인에게 기숙사비 공제동의서에 서명을 하도록 요구한 후,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근로자 부담금액 13만원이 아닌 35만원을 임금에서 공제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근로계약서상 통상임금이 월 1,745,150원임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이 받은 월급은 131만원에 불과합니다.

위와 같이 청구인은 근로계약서 및 근로기준법에 의거한 정당한 임금을 사업주로부터 지급받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이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정하는 ‘사업장 변경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사실을 최근 상담을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 B

청구인 B는 2018. 12. 26.경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2019. 1. 22.부터 안성시 소재 ○○산업 주식회사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청구인은 회사의 지시에 따라 지게차 조종을 하고 있습니다. 지게차는 건설기계관리법상 건설기계에 해당하기 때문에 지계차를 조종하려면 건설기계조종사면허를 취득해야 합니다. 만약 이를 위반하는 때에는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회사는 청구인에게 무면허 건설기계 조종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또한 청구인은 최근 일을 그만 둔 직장 동료의 일을 인계 받아 하고 있는데, 아직 익숙하지 않아 일의 속도가 빠를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 2. 12.경 사업주는 청구인에게 화를 내면서 “왜 이렇게 일하는 속도가 느리냐?, 일을 못하면 근로계약을 해지하여 몽골로 귀국시키겠다”고 하는 등 협박성 발언을 일삼고 있습니다(증제3호의 1내지3 B 진술서, 증제3호의 4 B 진술서 번역본).

위와 같이 청구인은 사업주로부터 부당한 처우를 당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이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정하는 ‘사업장 변경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사실을 최근 상담을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 C

청구인은 2016. 4. 12.경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포천시 소재 ○○산업에서 톱밥을 제조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증제4호 C 근로계약서).

청구인은 2019. 1.경 취업활동 기한의 도래를 3개월 앞두고 손가락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업주는 산재 등을 이유로 청구인이 사업장 변경을 신청할 것을 우려하여, 청구인에게 근로계약 불이행의 위약금 명목으로 300만원을 예치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취업활동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사업주의 재고용 허가 요청이 필요했기 때문에, 청구인으로서는 사업주의 위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증제5호 송금확인).

그런데 2019. 11.경 사업주가 사업체 운영을 동생에게 넘기려 하여 청구인은 위약금 명목으로 사업주가 가져간 300만원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업주는 지급할 의무가 없는 연장수당을 과지급했다고 주장하며 50만원만 돌려주고 나머지 250만원 반환을 거부하였습니다(증제6호 공제내역 메모). 이에 청구인은 2019. 12. 30. 관할 노동청에 근로기준법 제20조(위약금 예정금지) 위반으로 진정을 제기하여 근로감독관의 시정지시를 통해 나머지 250만원을 간신히 돌려받게 되었습니다.

위와 같이 청구인은 사업주로부터 위약금예정금지 등 근로기준법위반 피해를 당하였지만, 현재 상황이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정하는 ‘사업장 변경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사실을 최근 상담을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 D

청구인은 2013. 12. 24.경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양주시 소재 ○○실업에서 근무하였다가, 2018. 12. 19. 성실외국인근로자로 재입국하여 같은 사업장에서 자동차 부품 화학처리 도금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청구인이 일하는 사업장은 인체에 유해한 유기용제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사업주는 적절한 보호장구를 직원들에게 지급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합니다. 이에 청구인은 2015년경 유기용제가 담긴 통이 쏟아지면서 화상을 입는 산재 사고를 겪기도 하였습니다.

청구인은 사업주에게 보호장구를 지급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하였지만, 사업주는 아직까지도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청구인은 지속적으로 유기용제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청구인은 현재 몸의 이상 상태를 느끼지는 않고 있지만 유기용제로 인한 직업병의 잠복기가 길게는 10년 정도라고 알려져 있기에 매우 불안한 상황입니다.

위와 같이 청구인은 위험한 작업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지만, 현재 상황이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정하는 ‘사업장 변경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사실을 최근 상담을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 E

청구인은 2013년경 양주시 소재 주식회사 ○○에 입사한 뒤 성실근로자로 재입국하여 현재 같은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증제7호 E 근로계약서). 그런데 2020. 1. 31. 위 공장에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이 사고는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습니다(증제8호 2020.1.31.자 연합뉴스 기사).

청구인은 다행히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았지만, 동료 근로자들 중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고를 목격한 후 극심한 불안과 공포 속에서 잠도 자지 못하는 증상을 겪고 결국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청구인은 사고의 트라우마 속에서 근무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사업주에게 누차 사업장 변경을 요청하였으나, 사업주는 거절하였습니다.

위와 같이 청구인은 대형폭발사고 등 중대 산재 발생을 목격한 이후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지만, 현재 상황이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정하는 ‘사업장 변경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사실을 최근 상담을 통해 확인하였습니다(증제9호 상담확인서).

청구인들의 대리인들은, 현 상황을 입증하기 위해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고용센터, 노동청 등을 대상으로 증거조사를 신청하려 합니다. 또한 재판부는 사건의 심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증인 신문 등의 증거조사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관련하여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사업장을 변경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현재 직장에서 일을 해야 하는 청구인들로서는, 이 사건 심판청구 사실이 사업주에게 알려져 추가적인 불이익을 입을까봐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시어 증거조사를 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외국인근로자고용 등에 관한 법률(2019. 1. 15. 법률 제16274호, 이하 “이 사건 법률”이라 합니다) 제25조 제1항, 제4항,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업장 변경 사유(2019. 7. 16. 고용노동부고시 제2019-39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합니다) 제4조, 제5조, 제5조의2입니다.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2019. 1. 15. 법률 제16274)   25(사업 또는 사업장 변경의 허용) 외국인근로자(제12조제1항에 따른 외국인근로자는 제외한다)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직업안정기관의 장에게 다른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의 변경을 신청할 수 있다.1.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로 근로계약기간 중 근로계약을 해지하려고 하거나 근로계약이 만료된 후 갱신을 거절하려는 경우2. 휴업, 폐업, 제19조제1항에 따른 고용허가의 취소, 제20조제1항에 따른 고용의 제한, 제22조의2를 위반한 기숙사의 제공, 사용자의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 등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인하여 사회통념상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경우3.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   제1항에 따른 외국인근로자의 사업 또는 사업장 변경은 제18조에 따른 기간 중에는 원칙적으로 3회를 초과할 수 없으며, 제18조의2제1항에 따라 연장된 기간 중에는 2회를 초과할 수 없다. 다만, 제1항제2호의 사유로 사업 또는 사업장을 변경한 경우는 포함하지 아니한다.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업장 변경 사유(2019. 7. 16. 고용노동부고시 제2019-39) 4(근로조건 위반) 법 제25조제1항제2호에 따라 사업장 변경이 허용되는 근로조건 위반 등에 해당하는 사유는 다음 각 호와 같다.1. 사용자가 다음 각 목과 같이 임금체불 등을 한 경우(이 경우 임금체불 또는 지급 지연 중이거나, 임금체불 또는 지급 지연이 종료된 날부터 4개월이 경과하기 전에 사업장 변경을 신청하여야 하며, 사용자의 단순 계산착오로 인한 경우는 제외한다)가. 월 임금의 30 퍼센트 이상의 금액을 2개월 이상 지급하지 않거나 지연하여 지급한 경우나. 월 임금의 10 퍼센트 이상의 금액을 4개월 이상 지급하지 않거나 지연하여 지급한 경우다. 「최저임금법」에 따른 최저임금액에 미달하여 지급한 경우2. 사용자가 채용할 때 제시하였거나, 채용한 후에 일반적으로 적용하던 임금 또는 근로시간을 20 퍼센트 이상 감축한 기간이 사업장 변경 신청일 이전 1년 동안 2개월 이상인 경우(이 경우 해당 임금 또는 근로시간이 감축되고 있는 중이거나, 해당 임금 또는 근로시간 감축이 종료된 날부터 4개월이 경과하기 전에 사업장 변경을 신청하여야 한다)3. 사용자가 채용할 때 제시하였거나, 채용한 후에 일반적으로 적용하던 근로시간대를 외국인근로자의 동의 없이 2시간 이상 앞당기거나 늦춘 사실이 사업장 변경 신청일 이전 1년 동안 1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4. 사용자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외국인근로자가 3일 이상의 휴업이 필요한 부상 또는 질병이 발생한 경우에 사용자가 해당 부상 또는 질병 발생일부터 1개월이 경과하는 시점까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보건상의 조치를 하지 아니한 경우   5(부당한 처우 등) 법 제25조제1항제2호에 따라 사업장 변경이 허용되는 부당한 처우 등에 해당하는 사유는 다음 각 호와 같다.1. 외국인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의 성폭행 피해를 이유로 사업장 변경을 신청한 경우로써 긴급하게 사업장 변경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2. 외국인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성희롱, 성폭력, 폭행, 상습적 폭언 등을 당하여 그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3. 외국인근로자가 사업장 등 사용자의 관리가 미치는 범위 내에서 직장 동료, 사업주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으로부터 성희롱, 성폭력, 폭행, 상습적 폭언 등을 당함으로써 그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4. 외국인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국적, 종교, 성별, 신체장애 등을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대우를 받음으로써 그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5. 사용자가 외국인근로자에게 비닐하우스를 숙소로 제공한 것을 이유로 직업안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자율개선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자율개선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5조의2(기숙사의 제공 등) 법 제25조제1항제2호에서 “법 제22조의2를 위반한 기숙사의 제공”에 해당하는 사유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55조부터 제58조의2까지의 사항에 위반하는 기숙사를 제공한 것을 이유로 직업안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시정할 것을 요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시정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2. 사용자가 영 제26조의2에 따라 기숙사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외국인근로자 기숙사 정보 제공에 관한 규정(고용노동부 고시)」에 따른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실제 제공된 기숙사와 다른 내용의 정보를 제공(이 경우 근로계약 체결할 때 제공된 기숙사 정보 중 변경된 사항을 포함한다)한 것을 이유로 직업안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시정할 것을 요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시정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제한된 청구인들의 기본권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헌법 제10조), 평등권(제11조), 신체의 자유(제12조 제1항), 직업선택의 자유(제15조), 근로의 권리(제32조)입니다.

이 가운데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헌법 제10조), 평등권(제11조), 신체의 자유(제12조 제1항)는 국적에 상관없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입니다. 이는 유엔이 채택하고 대한민국이 비준한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및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인권조약 등 국제인권규범이 확립하고 있는 기본 원칙이기도 합니다. 귀 재판소도 원칙적으로 외국인의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하면서, 특히 위 기본권들은 인간의 권리로서 외국인에게도 인정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01. 11. 29. 선고 99헌마494 결정).

우리 재판소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소정의 헌법소원은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만이 청구할 수 있고, 여기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만이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곧 기본권의 주체라야만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고 기본권의 주체가 아닌 자는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한 다음, ‘국민’ 또는 국민과 유사한 지위에 있는 ‘외국인’은 기본권의 주체가 될 수 있다 판시하여(헌재 1994. 12. 29. 93헌마120, 판례집 6-2, 477, 480) 원칙적으로 외국인의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하였다. 청구인들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은 대체로 ‘인간의 권리’로서 외국인도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평등권도 인간의 권리로서 참정권 등에 대한 성질상의 제한 및 상호주의에 따른 제한이 있을 수 있을 뿐이다.

한편 귀 재판소는 근로의 권리와 직장선택의 자유에 관해서도 외국인의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근로의 권리가 “일할 자리에 관한 권리”만이 아니라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도 함께 내포하고 있는바, 후자(後者)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자유권적 기본권의 성격도 갖고 있어 건강한 작업환경, 일에 대한 정당한 보수, 합리적인 근로조건의 보장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등을 포함한다고 할 것이므로 외국인 근로자라고 하여 이 부분에까지 기본권 주체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 즉 근로의 권리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국가에 대하여 고용증진을 위한 사회적ㆍ경제적 정책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헌재 2002. 11. 28. 2001헌바50, 판례집 14-2, 668, 678)는 사회권적 기본권으로서 국민에 대하여만 인정해야 하지만, 자본주의 경제질서하에서 근로자가 기본적 생활수단을 확보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기 위하여 최소한의 근로조건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는 자유권적 기본권의 성격도 아울러 가지므로 이러한 경우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그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함이 타당하다(헌법재판소 2007. 8. 30. 선고 2004헌마670 결정).

직업의 자유 중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직장 선택의 자유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과도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만큼 단순히 국민의 권리가 아닌 인간의 권리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권리의 성질상 참정권, 사회권적 기본권, 입국의 자유 등과 같이 외국인의 기본권 주체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고, 외국인도 제한적으로라도 직장 선택의 자유를 향유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중략) 이 사건 청구인들은 국내 기업에 취업함을 목적으로 외국인고용법상 고용허가를 받고 적법하게 우리나라에 입국하여, 우리나라에서 일정한 생활관계를 형성, 유지하며 살아오고 있는 자들이다. 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구체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외국인고용법상 고용허가를 받아 취업한 직장을 변경함에 있어 자유로이 변경할 수 있는 직장 선택의 자유가 침해되었다는 것인바, 청구인이 이미 적법하게 고용허가를 받아 적법하게 우리나라에 입국하여 우리나라에서 일정한 생활관계를 형성, 유지하는 등, 우리 사회에서 정당한 노동인력으로서의 지위를 부여받은 상황임을 전제로 하는 이상, 청구인이 선택한 직업분야에서 이미 형성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거나 포기하는 데 있어 국가의 간섭이나 방해를 받지 않고 자유로운 선택·결정을 할 자유는 외국인인 청구인들도 누릴 수 있는 인간의 권리로서의 성질을 지닌다고 볼 것이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직장 선택의 자유라는 권리의 성질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청구인에게 직장 선택의 자유에 대한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2011. 9. 29. 선고 2009헌마351 결정).

  • (자기관련성, 직접성, 현재성)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항, 제4항은 청구인들의 사업장 변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사업장 변경 횟수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사건 고시 제4조, 제5조는 예외적으로 사업장 변경이 가능한 사유를 정하고 있는데, 청구인들은 임금 체불, 근로기준법 위반, 부당한 처우, 위험한 근무 환경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고시 제4조, 제5조가 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사업장 변경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서로 연결되어 존재하면서, 청구인들로 하여금 사업장 변경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한편 청구인들은 모두 2020. 1월, 2월에 사업장 변경 신청을 하려 하였으나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사업장 변경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습니다. 즉 청구인들은 현재 기본권이 제한된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이처럼 청구인들은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기본권 침해의 현재성을 구비하였습니다.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법령이 별도의 구체적인 집행행위의 매개를 필요로 하지 아니하고 그 자체로서 직접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제한되거나 청구인들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경우 또는 권리와 법적 지위 등을 박탈하는 경우에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은 인정됩니다(헌법재판소 1991. 11. 25. 선고 89헌마99 결정 등 참조).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명시적으로 사유 제한과 횟수 제한을 규정하고 있고, 이는 청구인들의 자유로운 사업장 변경을 집행행위의 매개 없이 제한하는 것이므로, 청구인들의 기본권 행사와 법적 지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도 인정됩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집행행위의 매개 없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제약하고 있습니다. 일반 법원에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 자체의 효력을 직접 다투는 것을 소송물로 하여 제소하는 길이 없는 이상, 이는 구제 절차가 있는 경우라 볼 수 없고 이는 보충성 원칙의 예외에 해당합니다(헌법재판소 2001. 8. 30. 결정 99헌바92등 결정 참조). 따라서 청구인들에게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소정의 보충성의 원칙은 이 사건 심판청구를 제기하는데 문제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를 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기된 청구이므로 권리보호이익이 있음은 당연합니다. 다만 귀 재판소가 이 사건 심판청구를 장기간 심리하는 경우, 청구인들 중 일부 또는 전부의 체류기간 만료 등의 사정 변경으로 장래에 권리보호 이익이 존속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외국인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사업장 변경의 문제는 인간의 존엄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중대한 기본권 침해의 문제로 그 해명이 필요한 사안이고, 이 문제가 해명되지 않는다면 기본권 침해는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청구인들의 대리인들은 부디 귀 재판소가 본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시어 권리보호이익이 소멸하는 경우라도 심판의 이익을 인정하여 본안에 대한 심리를 지속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귀 재판소는 이 사건 심판청구와 같이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이 시행된 이후 기본권 제약이 발생한 경우, 청구기간을 기본권 제약이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그 기본권 제약이 발생한 날부터 1년 이내라 판시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14. 1. 28. 선고 2013헌마105 결정). 그리고 청구인들은 2020. 1월 또는 2월 경에서야 자신들의 의사에 따른 자유로운 사업장 변경 신청이 불가능하다는 점과 횟수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현실적,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습니다.

청구인들은 이 사건 심판청구를 2020. 3. 15. 접수하였고, 이는 기본권 침해상황이 발생한 2020년 1월 또는 2월경부터 90일 이내에 접수한 것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이 규정한 청구기간을 준수한 것입니다. 특히 청구인 A의 경우 2019. 12. 18.에 입국한 근로자로서, 청구기간의 기산점을 입국일로 보더라도 90일 이내에 제기한 것이 명백합니다.

이상과 같이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및 제69조 제1항이 규정하는 적법요건을 모두 충족합니다.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항 각호에 해당하는 사유, 이 사건 고시 제4조, 제5조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어야만 사업 또는 사업장 변경을 신청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유가 없는 경우에는 현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4항에 따라 사업 또는 사업장 변경은 취업활동 기간 중에 원칙적으로 3회를 초과할 수 없으며, 취업활동이 연장된 기간에는 2회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서로 연결되어 존재하면서, 청구인에게 보장된 헌법 제10조가 규정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제한하고, 강제근로를 금지한 헌법 제12조 제1항과 헌법 제32조가 규정한 근로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 규정은 헌법 제15조가 규정한 직업선택의 자유에 포함된 직장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고, 사업과 사업장 변경에 제한이 없는 다른 외국인근로자{예컨대 외국국적동포(H-2) 외국인근로자}와 비교하여 평등권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 25조 제1, 4항에 따른 기본권 침해
  • 25조 제1항, 제4항의 위헌성의 핵심 – 강제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의 침해

국제노동기구(ILO)가 1930년 채택한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Forced Labour Convention, No.29) 제2조 제1항에 따르면 강제노동은 “어떤 제재의 위협으로 강요된 것이며 스스로 자발적으로 제공하지 않은 모든 작업과 복무(all work or service which is exacted from any person under the menace of any penalty and for which the said person has not offered himself voluntarily)”로 정의됩니다. 여기서 ‘제재’란 형사처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권리나 특권의 상실도 포함됩니다. 근로기준법 제7조(강제 근로의 금지)는 “폭행, 협박, 감금, 그 밖에 정신상 또는 신체상의 자유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수단으로써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하지 못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에 따르면 “근로자가 퇴직하는 것은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의하여야 할 것이며 사용자가 사무상의 이유로 퇴직하고자 하는 자를 계속 근로하게 하는 것은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반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규정을 적용받게” 됩니다(1953. 10. 14. 사노 320). 한편 법원은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덤프트럭 운전사로 고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근로자를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잡부노동에 종사토록 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6조 위반이라고 보았습니다(서울민사지방법원 1979. 7. 12. 선고 79가합373 판결).

강제노동의 문제는 세계 인권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쟁점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사람에 대하여 소유권을 인정하고 국제적 무역을 통해 사고팔던 노예제가 존재하였고, 식민지 시대에 피식민 국가의 국민을 강제노역에 동원하는 등 강제노동의 형태가 다양하게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세계적으로 강제노동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도 인권에 대한 인식이 눈을 뜨던 초창기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따라서 강제노동으로부터 자유는 국제노동기구가 국제노동기준에서 다루어야 하는 최초의 기본적 인권의 주제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이 분야에서 국제노동기구 협약에 담겨 있는 원칙들은 이후로 여러 세계적 또는 지역적 국제문서에 수용되었고, 국제법의 절대적 규범(peremptory norm)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강제노동 금지는 헌법의 근간을 이루는 인권법의 핵심 원칙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헌법 제12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강제노동의 금지를 천명하고 있습니다.

헌법 제15조는 “모든 국민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귀 재판소는 “직업선택의 자유는 직장선택의 자유를 포함”하고, “직장선택의 자유는 개인이 그 선택한 직업분야에서 구체적인 취업의 기회를 가지거나, 이미 형성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거나 포기하는 데에 있어 국가의 방해를 받지 않는 자유로운 선택·결정을 보호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고 결정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02. 11. 28. 선고 2001헌바50 결정). 따라서 직장 선택의 자유를 포함한 직업 선택의 자유는 근로계약 체결 등 고용관계 형성단계에서의 선택의 자유뿐만 아니라, 근로자가 이미 형성된 고용관계를 자신의 의사에 따라 해소할 자유 또한 보장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강제노동의 금지는 신체의 자유 또는 직업 선택의 자유의 핵심적 내용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헌법 제32조에 따른 근로의 권리 중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에서도 도출됩니다.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는 “근로자가 기본적 생활수단을 확보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기 위하여 최소한의 근로조건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그 내용으로 합니다(헌법재판소 2007. 8. 30. 선고 2004헌마670 결정). 그런데 근로를 제공할 것인지 여부를 선택하지 못하는 것은 일할 환경, 즉 근로조건을 선택하지 못함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의사에 반하는 강제노동에 대한 금지는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라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 귀 재판소는 근로의 권리에는 일할 기회를 제공하여 줄 것을 요구하는 권리로서 사회권적 성격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자유권적 기본권의 성격”도 가진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07. 8. 30. 2004헌마670).

헌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또한 같은 조 제2항에 의해 “외국인은 국제법과 조약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 지위가 보장됩니다.” 따라서 국제법상에서 모든 사적 강제노동이 예외 없이 금지되며, 국가는 사적 근로관계에서의 강제노동을 강제, 조장,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헌법의 해석과 적용에서 존중되어야 합니다.

  • 25조 제1, 4항에 따른 사업장 변경 제한과 강제노동

(1) 근로자가 최장 98개월 동안 한 사용자를 위해 복무하도록 설계된 이 사건 법률

이 사건 법률에 따라 외국인근로자는 대한민국에 입국하기도 전에 근로계약을 체결합니다(제9조 제1항 및 제5항). 근로계약 체결 후 사용자는 해당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사증발급인정서를 신청하며(제10조), 사증발급인정서가 나오면 외국인근로자는 출신국 주재 한국 재외공관으로부터 사증을 발급받아 입국하게 됩니다(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제17조의2). 이처럼 이 사건 법률의 적용을 받는 외국인근로자는 본 적도 없는 사용자와,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사항 외에는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바, 고용관계 형성 단계에서의 자유로운 선택이 온전히 보장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2010. 4. 10. 이전에는 구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2009. 10. 9. 법률 제97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3항 본문에 “근로계약기간은 1년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명시되어 있었기 때문에 외국인근로자들은 1년에 한번은 사업장 변경이 가능했고, 당해 조문에 힘입어 부당한 대우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9. 10. 9. 구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에서 위 조문이 삭제되면서 근로계약기간에 대한 제한이 사라졌습니다. 그러자 사용자들은 근로계약기간을 외국인근로자의 취업활동기간에 맞추어 최대한으로 늘리게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외국인근로자는 취업활동기간 중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사업장을 변경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항에 의하면, 외국인근로자는 근로계약을 해지하지 못하는 반면, 사용자는 자유롭게 근로계약 해지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 법률 제정 당시에는 외국인근로자의 취업활동기간은 최대 3년이었습니다. 단기순환정책에 따라 외국인근로자의 정주화를 방지한다는 명목이었습니다. 그러나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장기 고용을 바라는 사용자들의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여 2009년 이 사건 법률을 개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사용자가 재고용 허가를 신청하면 최초 3년간의 취업활동 후에 다시 1년 10개월의 기간 연장이 가능해졌습니다(이 사건 법률 제18조의2). 2012년 이 사건 법률이 다시 개정되어 총 4년 10개월의 취업활동기간이 만료되어 출국해야 하는 외국인근로자에 대해 사용자가 기간 만료 전 ‘재입국 후 고용허가’를 신청하면 출국 3개월 후부터 재입국하여 취업할 수 있는 “성실 외국인근로자 재입국 취업 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이 사건 법률 제18조의4).

이 사건 법률 제18조의2, 제18조의4에 따른 취업활동기간 연장 및 갱신은 모두 외국인근로자를 현재 고용하고 있는 사용자의 재고용 또는 재입국 고용허가 신청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사용자의 필요를 반영한 제도이며, 사용자에 대한 근로자의 예속성을 강화하는 제도입니다. 특히 재입국 고용허가의 경우 (ㄱ)재입국 전 4년 10개월의 취업기간 중에 사업 또는 사업장 변경을 하지 아니하였을 것, (ㄴ) 재입국하여 근로를 시작하는 날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1년 이상의 근로계약을 해당 사용자와 체결하고 있을 것 등을 요건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이 사건 법률은 외국인근로자가 9년8개월 동안 같은 사용자를 위해 복무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 4항에 따른 사업장 변경의 제한

이 사건 법률의 적용을 받는 외국인근로자는 사업장 변경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 사건 법률 제25조는 사업장 변경의 사유와 횟수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항은 외국인근로자의 사업 또는 사업장 변경(이하 ‘사업자 변경’이라 합니다) 신청 사유를, ‘사용자의 정당한 근로계약 해지 내지 근로계약 만료 후 갱신 거절’(1호), ‘휴업, 폐업, 고용허가 취소, 고용 제한, 법상 기준을 위반한 기숙사 제공, 사용자의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 처우 등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인하여 사회통념상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경우’(2호), ‘상해 등으로 외국인근로자가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하기는 부적합하나 다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인정되는 경우’(3호, 동법 시행령 제30조 제1항)로 한정하여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4항은 외국인근로자가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는 횟수를 이 사건 법률 제18조에 따른 기간(3년) 중 3회, 이 사건 법률 제18조의2 제1항에 따라 연장된 기간(1년 10월) 중 2회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 때 사업장 변경의 횟수가 제한되는 것은 ① 사용자에 의한 근로계약 해지 또는 근로계약 갱신거절로 인한 사업장 변경(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항 제1호)과 ② 상해 등으로 외국인근로자가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하기는 부적합하나 다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항 제3호, 동법 시행령 제30조 제1항)입니다.

(3) 근로자가 스스로 근로관계를 해소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재취업 금지와 강제퇴거의 위협

이 사건 법률 제25조의 “사업장 변경”은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근로관계를 해소하고, 근로자가 다른 사용자와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을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사업장 변경 금지’는 근로자가 현재의 근로관계를 해소하면 다른 사용자와 다시 근로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취업을 목적으로 입국한 외국인근로자는 취업을 하지 못하면 결국 강제퇴거 대상이 됩니다.

다시 취업하지 못한다는 것은 생계를 위해 임금노동을 하는 근로자에게 현재의 고용관계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압박으로 작용함은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더구나 다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근로자에게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강제퇴거되는 것이 가장 두려운 위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사업장 변경 금지’에 내포된 재취업 금지와 강제퇴거가 ‘강제노동’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제재’에 해당함은 분명합니다.

  • 본질적 내용 침해 금지 원칙 위반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에 의해 형성되는 근로관계는 본디 사적 영역에 속합니다. 따라서 부당해고, 중간착취 등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근로자의 보호가 필요한 사안이 아닌 한 국가는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계약관계에 개입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의 경우 국가는 “사업장 변경”의 원칙적 금지와 예외적 허가의 방식으로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근로계약관계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근로기준법 제7조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하지 못한다”에 정면으로 반하여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이 사건 법률로써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사업장 변경”에 대한 규제는 근로관계를 해소할 근로자의 권리를 제한함으로써 근로자의 사용자에 대한 지위를 더욱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러한 규제는 국가권력이 근로자의 열악한 지위를 보완하기 위해 개입하는 통상의 노동정책의 방향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의사에 반하는 강제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법률 또는 근로계약을 위반한 근로조건을 거부할 권리를 포함하는 근로의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 등 헌법상 기본권에 대한 침해로 이어집니다.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서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은 당해 기본권의 핵이 되는 실체를 말하고, 본질적인 내용의 침해라 함은 그 침해로 말미암아 당해 자유나 권리가 유명무실한 것이 되어버리는 정도의 침해를 말하는 것입니다(헌법재판소 1990. 9. 3. 선고 89헌가95 결정).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항, 제4항에 의한 사업장 변경의 제한은 강제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에 대한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헌법 제12조 제1항의 강제노동 금지, 제15조 직장선택의 자유, 제32조 근로의 권리 중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의 각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고, 이 사건 법률의 적용을 받는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형해화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항, 제4항은 위헌입니다.

  • 25조 제1, 4항의 위험심사 기준

입법자가 외국인력 도입에 관한 제도를 마련함에 있어 내국인의 고용시장과 국가의 경제상황, 국가안전보장 및 질서유지 등을 고려한 정책적 판단에 따라 그 내용을 구성할 광범위한 입법 재량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입법 재량의 원래 목적은 의사에 반하는 강제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법률 또는 근로계약을 위반한 근로조건을 거부할 권리를 포함하는 근로의 권리와 차별받지 않을 권리 등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인권의 보장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의사에 반하는 노동을 강제 받지 않을 권리, 법률 또는 근로계약을 위반한 근로조건을 거부할 권리를 포함하는 근로의 권리와 차별받지 않을 권리 등은 외국인력 도입에 관한 제도의 입법에 의해 비로소 구체화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어떤 외국인력을 어느 산업에 어떤 규모와 방식으로 도입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와, 그렇게 마련된 외국인력 도입제도에 따른 요건을 갖추어 입국허가와 체류자격을 받아 한국에 입국하여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외국인의 기본권 보장 문제는 원래 별개의 영역으로서, 두 개의 영역이 충돌하는 경계가 외국인력 도입제도에 관한 입법재량의 한계가 결정되는 곳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입법자는 입법 재량을 행사함에 있어 강제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법률 또는 근로계약을 위반한 근로조건을 거부할 권리를 포함하는 근로의 권리와 차별받지 않을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방식을 채택하여서는 안됨은 물론, 근로자의 권리에 대한 제한이 필요 최소한에 그치도록 해야 하며 달성하려는 공익과 제한되는 권리 간의 엄격한 비교형량을 통해 근로자의 권리가 과도하게 제한되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도록 엄격한 심사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는 목적이 ‘내국인 고용기회 보호’라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 입법 목적은 일응 정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 법률의 적용을 받는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사업장 변경 제한은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첫 번째는 사업장 변경의 사유에 대한 제한(제1항)이고, 두 번째는 사업장 변경의 횟수에 대한 제한(제4항)입니다. 세 번째 제한은 사업장 변경을 위해 고용센터의 허가를 득해야 한다는 제한(제1항)입니다.

사용자가 외국인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외국인근로자의 사직에 동의하는 경우에는 근로자는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고용센터의 사업장 변경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반면, 사용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직을 하려는 경우에는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항 제2호 또는 제3호의 사유가 있음을 입증해야만 사업장 변경 허가를 받아 사직을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이 일차적으로 사용자의 의사에 달리게 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사업장 변경에 대한 원칙적 금지의 본질은 “사용자의 의사에 반하는 사업장 변경의 원칙적 금지”입니다.

외국인근로자는 사용자로부터 위법하거나 부당한 처우를 받아 사직하려는 경우에도 사용자의 의사에 반하는 사업장 변경이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사유, 즉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항 제2호의 “사용자의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 등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인하여 사회통념상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사유에 해당함을 입증해야만 고용센터로부터 사업장 변경 허가를 받아 퇴사할 수 있습니다. 이 때 근로자의 사직을 반대하는 사용자는 고용센터의 사업장 변경 허가에 대한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용센터는 통상 매우 높은 수준의 입증을 요구하는바, 이는 사용자의 의사에 반하는 사업장 변경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 가능성을 해당 근로자를 현재 고용하고 있는 사용자의 의사에 좌우되도록 하는 것이 ‘내국인 고용기회 보호’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 금지가 ‘내국인 고용기회 보호’를 위한 적합한 수단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2018년 기준 취업 상태의 외국인근로자는 총 88만 4000명으로 이 중 고용허가제 외국인근로자는 26만 2000명에 불과하고, 재외동포 19만 9000명, 방문취업자 17만 1000명, 영주권자 7만 8000명 등은 제도적으로 입국 후 자유로이 구직활동을 하고 자신의 의지로 직장 이동이 가능한 상황인바(법무부·통계청 ‘2018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국내 체류 외국인근로자의 과반수가 사업장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고용허가제상 사업장 변경 제한은 ‘내국인 고용기회 보호’를 위해 적절하거나 필요한 수단이라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할 것입니다.

또한 사업장 변경의 제한은 ➀ 전체 근로자의 협상력을 떨어뜨리고 ➁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오면서, ➂ 내국인보다 손쉽게 부릴 수 있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고용 선호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항, 제4항은 ‘내국인 고용기회 보호’의 목적에 오히려 역행한다고 볼 것입니다.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항, 제4항은 국가가 ‘사적 관계’에 개입하여 근로자에 대해 ‘직장을 그만둘 권리’를 제한함에 있어 사업장 변경의 사유와 횟수 모두를 제한하는 매우 높은 수준의 규제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제는 사용자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근로자로 하여금 사직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으로서, 위에서 본 것처럼 국가행위로써 현재의 직장을 떠날 권리 내지 일종의 권력을 근로자로부터 빼앗아 근로관계를 사용자의 처분에 의한 강제노동으로 변질시키는 것이므로 강제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침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입니다.

가사 백만보 양보하여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항, 제4항의 사업장 변경 제한이 강제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사업장 변경의 사유와 횟수 모두를 제한하여 외국인근로자로 하여금 최장 9년 8개월 동안 한 사용자를 위해 복무하도록 하는 것은, 공익적 목적보다 사용자의 사익만을 앞세운 결과 고용관계를 해소할 근로자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할 것입니다.

나아가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항은 외국인근로자가 사용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는 사유를 ‘휴업, 폐업, 고용허가의 취소, 고용의 제한,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기숙사 제공, 사용자의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 등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인하여 “사회통념상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없게 되었다고 인정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경우’(제2호)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제3호)로 규정함으로써, 근로기준법과 근로계약 등 법률과 계약상 근로조건을 위반하는 경우에도 사업장 변경 사유에 포함하지 않을 수 있도록 위임하고 있습니다. 사업장 변경 사유에 대한 입증책임을 사직을 하려는 근로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에 더하여 임금체불 등 근로기준법상 형사 처벌의 제재를 받는 행위마저도 사업장 변경 사유로 인정받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과도한 침해에 해당함이 명백하다고 할 것입니다.

강제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에 대한 제한의 위헌성을 심사할 때 강제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인권법 체계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그리고 인류 역사에서 노예제를 비롯한 강제노동이 국경을 넘는 사람의 이동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이주자 또는 피식민지 주민의 열악한 지위와 조건을 틈타 이루어졌음을 고려할 때 적어도 강제노동의 문제에서 외국인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나아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외국인근로자 개개인이 사용자에 대하여 가지는 열악한 지위를 보완하는 것이 노동시장의 왜곡 방지와 양질의 일자리 확대라는 공익적 목적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사용자에게 외국인 고용허가를 내주는 요건으로서 ‘내국인 고용기회 보호’를 위한 장치를 두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직접적임에도 불구하고(이 사건 법률 제6조가 고용허가를 신청하려는 사용자에게 내국인 구인 노력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도 같습니다), 현행의 고용허가제는 외국인근로자를 최장 9년8개월까지 한 사용자에게 예속시키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달성하려는 공익이 무엇인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의사에 반하는 강제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법률 또는 근로계약을 위반한 근로조건을 거부할 권리를 포함하는 근로의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 등 침해되는 기본권의 중대성과 침해의 정도에 비추어볼 때 법익의 균형성을 전혀 갖추지 못하였다고 할 것입니다.

헌법 제75조는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때 헌법에 의해 위임입법이 용인되는 한계인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입받은 사항’에 대하여 귀 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판시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02. 6. 27. 2000헌가10).

헌법에 의하여 위임입법이 용인되는 한계인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라 함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임입법의 위와 같은 구체성, 명확성의 요구 정도는 각종 법률이 규제하고자 하는 대상의 종류와 성질에 따라 달라질 것이지만, 특히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침해할 소지가 있는 법규에서는 구체성, 명확성의 요구가 강화되어 그 위임의 요건과 범위가 일반적인 급부행정법규의 경우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항 제2호는 외국인근로자가 사용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업장 변경을 할 수 있는 사유를 ‘휴업, 폐업, 고용허가의 취소, 고용의 제한,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기숙사 제공, 사용자의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 등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인하여 “사회통념상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경우’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항 제3호는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사업장 변경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가하는 제도에서 사업장 변경이 허가되는 사유가 제도의 핵심적ㆍ본질적 요소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항 제2호는 ‘근로조건 위반’ 중 “사회통념상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하여” 사업장 변경 사유가 되는 경우를 노동부장관의 고시에 위임하고 있는바, 이는 사용자의 법위반 또는 계약위반이 있는 경우에도 사업장 변경을 행정부의 자의에 맡기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것입니다.

‘부당한 처우’로 인한 사업장 변경 사유의 경우도 같습니다. ‘부당한 처우’는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위법 부당한 모든 행위를 뜻하므로 이를 통하여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용자의 행위가 사업장 변경의 사유로 인정되는지 해당 법 조항을 통해서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나아가 ‘근로조건 위반’이나 ‘부당한 처우’로 인해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는 판단은 본질적으로 피해자인 근로자의 판단이어야 하고, 함부로 사회통념 또는 사회통념에 대한 행정청의 판단에 의해 대체될 수 없으므로 “사회통념상”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하는 경우를 정하라는 것은 위임의 구체적 범위를 정하였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사업장 변경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 제25조 제1항 제3호 역시 어떤 사유로 사업장 변경이 허용되는지 전혀 예측할 수 없어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배됩니다.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하여 평등원칙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을 금하는 것이므로, 비교대상 사이에 서로 다른 취급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서로 다르게 취급한다면 이로써 평등권을 침해하게 됩니다(헌법재판소 2011. 11. 24. 선고 2010헌마510 전원재판부 결정 등). 그리고 이 때 비교대상이 본질적으로 동일한지 여부의 판단은 일반적으로 당해 법률 조항의 의미와 목적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합니다(헌법재판소 2002. 5. 30. 선고 2000헌마81 결정 등).

청구인들은 청구인들과 동일한 직군,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내국인 근로자는 물론이고 국내에서 취업 상태의 다른 외국인근로자들과 비교할 때 사업장 변경에 있어 근본적으로 제도상 다르게 취급되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근로자들 중 재외동포, 방문취업자, 영주권자 등은 제도적으로 입국 후 자유로이 구직 활동을 하고 자신의 의지로 직장 이동이 가능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청구인들과 같은 고용허가제의 적용을 받는 외국인근로자들에게만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에 의한 차별을 두는 것은 해당 외국인근로자의 기본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이고, 이와 같은 차별 취급에 있어 어떠한 명백한 합리적인 근거가 없습니다. 결국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들과 내국인 근로자 간, 또는 위와 같은 형태의 다른 외국인근로자 간을 차별하는 것에 헌법상 허용될 만한 정당하고 충분한 이유가 없다고 할 것입니다.

  • 4조에 따른 기본권 침해

사업장 변경의 사유와 관련하여 이 사건 고시 제4조 제1호는 임금을 체불한 경우를, 제2호는 임금 또는 근로시간을 감축한 경우를, 제3호는 근로시간대를 동의 없이 변경한 경우를 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사건 고시 제4조 제1호는 다음과 같이 임금 체불 중 극히 일부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1. 사용자가 다음 각 목과 같이 임금체불 등을 한 경우(이 경우 임금체불 또는 지급 지연 중이거나, 임금체불 또는 지급 지연이 종료된 날부터 4개월이 경과하기 전에 사업장 변경을 신청하여야 하며, 사용자의 단순 계산착오로 인한 경우는 제외한다)가. 월 임금의 30 퍼센트 이상의 금액을 2개월 이상 지급하지 않거나 지연하여 지급한 경우나. 월 임금의 10 퍼센트 이상의 금액을 4개월 이상 지급하지 않거나 지연하여 지급한 경우다. 「최저임금법」에 따른 최저임금액에 미달하여 지급한 경우

사업장 변경이 가능한 임금 체불과 그렇지 않은 임금 체불을 나누는 기준이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중대한 임금 체불에 한해 사업장 변경이 가능하도록 정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위 규정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중대한 임금 체불은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격월로 계속해서 임금을 체불 당하는 외국인근로자는 위 규정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사업장 변경을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모든 임금 체불은 그 자체로 근로기준법 위반이며 근로의 권리 침해입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고시 제4조 제1항은 자의적인 기준으로 극히 일부의 임금 체불만을 사업장 변경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 고시 제4조 제2호는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바꾸어도 그 발생정도와 기간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사업장 변경의 사유로 인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3호는 사업주가 근로시간대를 바꾸어도 1년 동안 1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바꾼 경우에 한하여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 사건 고시 제4조는 근로기준법 위반의 경우에도 청구인들을 비롯한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청구인들은 근로조건을 보장받지 못한 환경에서 노동을 강요 받고 있습니다, 이는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강제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근로의 권리 및 직장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이 사건 고시 제4조는 청구인들과 같은 외국인근로자를 동일한 직군, 직종에서 일하는 내국인 근로자나 다른 외국인근로자들과 합리적 이유 없이 달리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 고시 제4조는 오로지 비전문취업(E-9) 체류자격을 받은 외국인근로자에게만 적용이 됩니다. 따라서 이 사건 고시 제4조는 청구인들의 평등권 또한 침해한다고 할 것입니다.

  • 5조 및 제5조의2에 따른 기본권 침해

이 사건 고시 제5조는 사업장 변경이 허용되는 부당한 처우 등에 해당하는 사업장 변경사유를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 고시 제5조는 다음과 같이 각 호에서 사용자, 직장동료, 사업주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 등으로부터의 성폭행(제1호), 성희롱, 성폭력, 폭행, 상습적 폭언(제2호, 제3호), 차별대우(제4호), 불충분한 환경의 숙소제공(제5호) 등으로 부당한 처우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51. 외국인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의 성폭행 피해를 이유로 사업장 변경을 신청한 경우로써 긴급하게 사업장 변경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2. 외국인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성희롱, 성폭력, 폭행, 상습적 폭언 등을 당하여 그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3. 외국인근로자가 사업장 등 사용자의 관리가 미치는 범위 내에서 직장 동료, 사업주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으로부터 성희롱, 성폭력, 폭행, 상습적 폭언 등을 당함으로써 그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4. 외국인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국적, 종교, 성별, 신체장애 등을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대우를 받음으로써 그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5. 사용자가 외국인근로자에게 비닐하우스를 숙소로 제공한 것을 이유로 직업안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자율개선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자율개선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5조의21.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55조부터 제58조의2까지의 사항에 위반하는 기숙사를 제공한 것을 이유로 직업안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시정할 것을 요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시정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2. 사용자가 영 제26조의2에 따라 기숙사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외국인근로자 기숙사 정보 제공에 관한 규정(고용노동부 고시)」에 따른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실제 제공된 기숙사와 다른 내용의 정보를 제공(이 경우 근로계약 체결할 때 제공된 기숙사 정보 중 변경된 사항을 포함한다)한 것을 이유로 직업안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시정할 것을 요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시정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그런데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고시 제5조는 성폭행, 성희롱, 성폭력, 폭행, 상습적 폭언, 차별대우를 당할 것과 동시에 “긴급하게 사업장 변경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제1호) 또는 “그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제2호 내지 제4호)라는 요건을, 불충분한 환경의 숙소를 제공하더라도 “자율개선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제5호)라는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 한하여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즉 성폭행 등의 부당한 처우가 발생한 경우에도 외국인근로자들은 긴급성과 계속성 등의 추가 요건을 충족해야만 사업장 변경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당한 처우, 긴급성, 계속성 등의 모든 사항을 외국인근로자가 입증해야만 합니다. 특히 성폭행 피해를 이유로 한 긴급 사업장 변경은 가해자가 사용자인 경우만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근로자가 직장동료, 사업주의 배우자, 사업주의 다른 가족 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때에는 사업장 변경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더불어 이 사건 고시 제5조의2는 기숙사의 제공과 관련하여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등 관계 법령을 위반한 기숙사를 제공하더라도 직업안전기관의 장으로부터 시정할 것을 요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시정 기간 내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 한정하여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즉 외국인근로자는 적절하지 못한 기숙사를 제공받더라도 그 즉시 사업장 변경을 할 수 없어, 항상 열악한 주거환경에 노출될 위험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 사건 고시 제5조 및 제5조의2는 청구인들에게 부당한 처우가 발생한 때에도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지 않는바, 이는 부당한 처우에도 불구하고 노동을 강제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 사건 고시 제5조 또한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강제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근로의 권리 및 직장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 사건 고시 제5조 및 제5조의2는 부당한 처우의 존재와 무관하게 자유롭게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는 내국인 근로자, 외국인근로자와 청구인과 같은 비전문취업(E-9) 외국인근로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다르게 취급하고 있으므로 청구인들의 평등권도 침해합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열악한 일터에 청구인들과 같은 외국인근로자가 존재합니다. 근로자라는 점에서 외국인근로자는 다르지 않습니다. 인간이라는 점에서도 외국인근로자는 다르지 않습니다. 위험하고 열악한 일터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누구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외국인근로자, 그 중에서도 청구인과 같은 비전문취업(E-9) 외국인근로자에 대해서만 위험하고 열악한 일터에서 버틸 것을 요구합니다. 이 사건 법률에 따라 입국했다는 사실이 외국인근로자에게 강제노동의 족쇄를 채울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사업장 변경을 할 수 있는 예외적인 사유를 열거하고 있지만, 사문화된 지 오래입니다. 사업장 변경을 위한 사업주의 동의를 얻기 위해 사업주에게 몇 백만 원을 주는 것이 관행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에 강제노동을 강요하는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의 본질과 현실을 헤아리시어 심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입 증 자 료

1. 증제1호의 1내지5 각 외국인등록증사본

1. 증제2호 A 근로계약서

1. 증제3호의 1내지3 B 진술서,

1. 증제3호의 4 B 진술서 번역본

1. 증제4호 C 근로계약서

1. 증제5호 송금확인

1. 증제6호 공제내역 메모

1. 증제7호 E 근로계약서

1. 증제8호 2020.1.31.자 연합뉴스 기사

1. 증제9호 상담확인서

참 고 자 료

1. 권오성, ‘ILO 핵심협약 비준 과제 및 쟁점’, ILO 핵심협약 비준과 입법적쟁점 토론회 자료집, 한국노동연구원, 2019년 6월

2. 김지혜,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제한과 강제노동금지의 원칙’, 공법연구 제 44집 제3호 2016년 2월

3. ILO, Eradication of forced labour, 2007

4. 법무부·통계청 ‘2018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첨 부 서 류

1. 위 입증자료 각 1부

1. 위 참고자료 각 1부

1. 소송위임장(공동) 각 1부

2020. 3. 15.

위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김김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권소연 법무법인 다산 담당변호사 이주희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이경재, 신하나, 조영관, 황준협, 이진혜, 이제호, 이형준, 천지륜 법무법인 송경 담당변호사 정병욱 법무법인 여는 담당변호사 박다혜, 신인수 법무법인 지향 담당변호사 양성우, 남상철, 이상희, 이은우, 김수정, 류신환, 박갑주, 김묘희, 박시진, 전다운, 김예지 법무법인 진성 담당변호사 이윤주, 조세현 법무법인 참길 담당변호사 박정민 변호사 강수영 변호사 김민아 변호사 김재원 변호사 류다솔 변호사 문은영 변호사 박범일 변호사 박영아 변호사 박지현 변호사 서창효 변호사 서채완 변호사 서치원 변호사 송진성 변호사 오진숙 변호사 유승희 변호사 윤예림 변호사 윤지영 변호사 이선민 변호사 이소아 변호사 이은혜 변호사 이현서 변호사 정정훈 변호사 정진아 변호사 조영신 변호사 최정규 변호사 황필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