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비, 숙소비, 교통비가 최저임금에 포함되던 날

2018년 5월 22일 자정을 넘은 시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고용노동소위원회 임시회의.

하태경 위원 : “(외국인 노동자 고용기업에서 민원이 많이 오는데)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국내에 있는 사람들은 그 돈에서 자기 숙식비를 다 쓰잖아요. 자기들 집에 가고 이러는데 외국인 노동자들은 집하고 밥까지 같이 주니까 오히려 외국인 노동자가 토털로 보면 더 많이 받는다, 국내 노동자와 역차별이다 (…) 그래서 최저임금에 숙식비를 넣어 달라는 민원이 있는 건데, 그러니까 우리가 이 고민을 해결해 주면 되는 거지요.”

한정애 위원: “그러면 국내 노동자를 쓰면 되지요. (…) 3D 업종이나 뿌리산업이나 이런 데 내국인들이 잘 안 가는데 그 이유가 급여가 너무 약하고 일은 힘들고, 그래서 그 사람들이 받는 급여라고 하는 게 최저임금 수준이니 어쨌든 최저임금이라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해서 최저임금을 올리고 있는 건데 최저임금을 올려서 ‘그러면 월급이 어느 정도 되니까 갈 수가 있겠네’라고 생각했는데 거기에 오히려 지금보다는 더 부담이 안 가는 방식으로 외국인을 쓰게 한다라고 하면 또 똑같이 내국인들이 가기에는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요?”

소위원장 임이자: “숙식비, 숙식비 하는데 (…) 한국인 기숙사 있는 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임금에서 까는 게 아니고 그냥 기숙사비를 받습니다. 보통 1만 원에서 2만 원 정도, 거의 복리적인 측면에서 주는 거고요. (…) 외국인 근로자, 그렇게 좋은 데다가 지은 건 못 보고 제가 본 건 거의 다 컨테이너박스라든가 이런 데 하다 보니까 정말로 숙박비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정도 문제가 있고요.”

김삼화 위원: “(…) 숙식제공을 하는 것은 외국인이라고 하고 내국인이라고 안 하고 이런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대개 내국인은 출퇴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얘기를 하는 것이고. 그런데 그렇게 해서 출퇴근을 하는 경우에는 비용을 추가로 들일 필요가 없잖아요. 자부담을 하니까.”

서형수 위원: “아닙니다. 지금 현재 그 정도 되면 전부 회사에서 출퇴근 차량을 운행해야 됩니다, 내국인들 그 정도 데리고 가려고 그러면. 그렇지 않으면 안 갑니다. 지금 현재 외국인들이 가는 사업장에 내국인도 같이 가거든요. 그 사람들은 다 출퇴근시켜 줘야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그러면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드는 거지요. (…) 대부분의 경우에는 숙소 비용 자체가 출퇴근 비용보다도 더 적게 들 수 있습니다. 실제 오지라든지 농촌 같은 데 그러고 있습니다.”

하태경 위원: “그러면 교통비까지 최저임금에 넣으면 되잖아요.”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않던 식비, 숙박비, 교통비 등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산입하도록 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결정되었습니다.이주노동자들에게 제공하는 식사와 숙소에는 벌써부터 비용이 징수되고 있었고, 그것 때문에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는 이주노동자들도 숱하게 많았지만, 그렇다고 고용주가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적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나봅니다.

어쨌든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골자로 하는 여섯 개의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들은 5월 25일 환경노동위원회에 의해 하나의 대안으로 모아졌고, 사흘 뒤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이 결정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이제까지 묵인되었던 고용주의 최저임금법 위반은 내년부터 합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