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넘은 출입국의 폭력

김사강 (이주와 인권연구소 연구위원)

이주민들에게 한국에서 가장 불친절한 공공기관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출입국관리사무소를 꼽을 것이다. 적지 않은 액수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외국인등록, 체류자격 변경, 체류기간 연장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음에도, 출입국관리사무소 공무원들이 이주민 민원인들을 대하는 태도는 마치 윗사람이 아랫사람 대하듯 고압적이다. 반말과 무시, 비아냥과 윽박지르기가 다반사로 일어난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이주민에 대한 차별 의식에서 비롯된 것도 있을 것이고, 재량권이 남용되는 출입국 행정의 허점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이주민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체류에 대한 생살여탈권이 오롯이 출입국에 쥐어져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이러한 출입국의 무소불위 권력은 미등록으로 체류하고 있는 이주민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금까지 수많은 이주민들이 출입국에 의해 일터에서, 길거리에서, 식당에서 무차별적이고 폭력적으로 단속을 당했으며 그 과정에서 다치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이주민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동안 이주민 인권단체들은 출입국의 단속 과정을 토끼몰이, 인간사냥 등으로 부르며, 단속을 하더라도 적법한 절차를 갖출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러나 출입국, 나아가 법무부는 이러한 요구들을 묵살해왔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폭력적인 공권력 행사를 정당화하기 위해 미등록 이주민들을 범죄자나 테러리스트로 호도하는 여론 조작까지 서슴지 않았다.

올해 3월과 7월, 울산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무자비한 단속 과정에서 두 명의 이주노동자가 중상을 입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울산과 경주 등 인근 지역 이주민 인권단체들은 이에 항의하며, 울산 출입국 측의 사과와 부상자 치료 보장, 재발 방지 약속 등을 요구했다. 3월의 사고 이후 줄기찬 항의에도 꿈쩍 않던 울산 출입국은 7월에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인권 단체 측의 항의가 더욱 거세어지자, 수술을 앞둔 부상자를 갑자기 빼돌려 멋대로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버렸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단체 활동가들이 이송된 병원을 찾아가 전원 수속을 밟고 있던 출입국 직원들에게 따져 묻는 과정에서 한 명의 활동가가 팔을 비틀리고, 또 다른 활동가가 수차례 뺨을 맞고 발로 밟히는 기가 막힌 사건이 일어났다. 수많은 인권단체 활동가들과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울산 출입국을 규탄하면서 사무소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울산 출입국 측은 요지부동이다. “국민과 외국인이 안전한 사회구현.” 출입국이 내세우고 있는 조직의 비전이다. 그러나 도를 넘은 출입국의 폭력 앞에서 외국인은 물론 국민의 안전마저 짓밟히고 있다.

 

※ 이 글의 일부는 금속노조신문 바지락 2017년 8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