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차별 강화된 개악 건강보험제도 규탄 기자회견

◉ 일 시 : 2019년 8월 26일(월) 오후 2시

◉ 장 소 : 청와대 앞

◉ 순 서 :

사 회 : 이한숙 (이주와 인권연구소 소장)

경과보고 :

  • 김사강 (이주와 인권연구소 연구위원)
  • 발 언 : 곽재석 (한국이주동포정책개발연구원 원장)
  • 박영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
  • 조영관 (이주민센터 친구 변호사)

기자회견문 낭독 :

  • 김진영 (고려인지원단체 (사)너머 사무국장)
  • 조주연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MAP 사무국장)

◉ 주 최 : 이주민 건강보험 차별 폐지를 위한 공동행동

고려인제도개선위원회, 난민네트워크, (사)한국이주동포정책개발연구원, 중국동포지원센터,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이주인권연대, 한중커뮤니티리더스 삼강포럼

이주민 차별 강화된 개악 건강보험제도 규탄 기자회견문

올해 7월 16일, 국내에 체류하는 이주민들의 건강보험 가입이 의무화되었다. 직장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모든 이주민들은 반드시 지역건강보험에 가입하도록 한 것이다. 이로써 모든 이주민이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면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이주민들에게 적게는 서너 배에서 많게는 수십 배 오른 건강보험료 고지서가 날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법무부는 이 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체류자격 연장을 해 주지 않겠다고 한다. 건강보험 의무가입이 이주민들의 체류 자체를 위협하는 폭탄이 된 것이다.

이전에도 지역건강보험에 가입하려는 이주민은 무조건 전년도 평균 보험료 이상을 내야 했다. 올해 그 금액은 113,050원이다. 그런데 그나마 내국인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던 체류자격을 축소해, 영주(F-5)와 결혼이민(F-6)만을 남기고 방문동거(F-1)와 거주(F-2)를 제외했다.

또한 이주민은 원칙적으로 개인을 하나의 세대로 보고, 예외적으로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만 세대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다. 연로하신 부모는 물론이고, 학업 중이거나 장애가 있거나 아파서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자녀조차 성년이면 한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가족관계 증명을 위해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만드는데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드는 서류를 요구해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조차 세대원으로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가족 단위로 체류하고 있는 난민과 인도적 체류자, 동포들의 집으로 여러 개의 보험료 고지서, 모두 합쳐 30만원, 40만원이 넘는 고지서가 날아들기 시작했다. 당장 집안에 먹을거리가 떨어져 가는 이주민들, 병원비가 없어서 치료를 포기하고 있는 이주민들, 어떤 처지에 있든 예외는 없었다.

그동안 이주노동자 중에서도 노동조건이 특히 열악하고 임금이 낮은 농축산어업 이주노동자들, 일용직 이주노동자들, 간병, 가사 이주노동자들, 예술흥행 이주노동자들 등 은 직장건강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직장보험 의무가입 사업장이지만 사업주가 가입해 주지 않는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들도 이제 지역가입을 해야 되는데, 역시 일인당 최소한 113,050원을 내야 한다.

그런데 법무부는 건강보험료를 수월하게 걷을 수 있도록 이주민들의 체류자격을 담보로 잡겠다고 한다. 건강보험료 미납자는 3회까지는 단기간(6개월 이내) 체류만 허용해주고, 4회 체납 시는 아예 체류를 불허하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건강보험제도 개정의 취지가 이주민들도 모두 건강보험에 가입하도록 해서 의료보장의 사각지대를 없애려는 것이었다고 한다. 정말로 그러한가? 사실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공약으로 내건 현 정부가, 건강보험료 인상 반발에 부딪히자,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메울 새로운 재원으로 찾아낸 방편이 체류자격을 담보로 이주민들에게 건강보험료 폭탄을 때리는 것은 아닌가?

지난 7월, 이주민 건강보험 차별 폐지를 위한 공동행동이 결성되었다. 고려인 동포 단체, 중국 동포 단체, 난민 단체가 주축이 되어 시작했지만, 점점 더 많은 이주민들과 연대자들이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규모가 커지고 있다. 오늘 이 기자회견은 이주민에게 차별적인 건강보험 제도를 널리 알리고, 그 부당함에 항의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우리는 형평성과 공정성에 기반한 건강보험제도, 실질적으로 이주민의 건강권을 보장할 수 있는 건강보험제도, 취약계층 이주민을 배려하는 건강보험제도가 만들어질 때까지 계속해서 싸워나갈 것을 다짐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건강보험제도에서 이주민에 대한 모든 차별을 폐지하라!

2. 이주민 지역가입자에게도 소득과 재산에 따른 공정한 보험료를 부과하라!

3. 이주민 지역가입자의 세대원 인정 범위를 한국인과 동등하게 적용하라!

4. 이주민이 국내에서 가족관계를 인정받을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를 마련하라!

5. 장기체류 이주민에게 외국인등록 또는 거소신고와 동시에 건강보험 지역 가입자격을 부여하라!

6. 농축산어업을 포함한 모든 사업장의 이주노동자 고용허가 조건에 건강보험 직장보험 가입을 포함하라!

7. 건강보험 의무가입 사업장의 건강보험 미가입에 대한 감독 방안을 마련하라!

8. 이주민의 건강보험료 경감 조건을 내국인과 동일하게 적용해, 취약계층 이주민의 건강권을 보장하라!

이주민 건강보험제도 차별 사례

1. 이주민은 외국인 전용 건강보험 창구에서만 건강보험 관련 문의를 할 수 있도록 해 놓고, 전화 문의 할 번호도 없고, 통역원도 없어

건강보험공단은 “외국인 관리체계를 더 공고히 형성”해야 한다며 이주민 인구 비율이 높은 서울, 안산 지역에 ‘외국인 전용 건강보험 창구’를 시범적으로 개설하고, 이주민들은 이 창구를 통해서만 건강보험 관련 문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안산의 ‘외국인 전용 건강보험 창구’에는 전화 문의를 할 수 있는 번호가 없고, 통역원도 배치되어 있지 않아서, 건강보험료 폭탄을 맞은 이주민, 대사관에서는 발급하지도 않는 서류를 요구받은 이주민들이 그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2.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를 세대원으로 등록하려고 했더니 존재하지 않는 서류를 요구하거나 전쟁 중인 본국 대사관에서 발급받아야 하는 서류를 요구

◉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우크라이나 국적 고려인 동포 Y씨는 러시아 국적 고려인 동포인 아내와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딸을 직장가입 피부양자로 등록하려고 했다. 건강보험공단은 9개월 이내에 발급받은 부부의 결혼증명서와 딸의 출생증명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결혼증명서나 출생증명서를 최초 발급한 이후 재발급해주지 않는다고 했다. 러시아 대사관은 러시아 국적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결혼증명서를 확인시켜 줄 수 없다고 했다. Y씨의 사정을 들은 지원단체는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요청해 관련 내용에 대해 건강보험공단으로 공문을 보냈다. 보건복지부에도 이런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도, 공단도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발행하는 출생증명서에는 부모의 생년월일이 기록되어 있지 않는 등 국가마다 서류 양식이 다르다. 그런데도 건강보험공단은 무조건 똑같은 서류를 내놓으라며 요구하고 있어 이주민들은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조차 세대원으로 등록하지 못하고 있다.

◉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예멘 국적 인도적체류자 H씨는 아내를 피부양자로 등록하기 위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본국 외교부의 확인을 받은 혼인관계증명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한국에는 예멘 대사관이 없기 때문에 관련 서류를 떼려면 인편을 통해 부탁해야 하는데 전쟁으로 인해 요구하는 비용이 100만~200만 원가량 되고 그마저도 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했다. 인도적체류자는 외국인등록사실증명서로 가족관계증명이 가능하다고 하여 해당 서류를 발급받아 제출하였으나 외국인등록일로부터 9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해당 서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하였다. H씨는 결국 말레이시아 주재 예멘 대사관을 통해 혼인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했다.

3. 연로하신 부모, 학업, 장애, 질병으로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자녀조차 각각 독립된 세대로 세대 당 평균보험료 이상 부과

◉ 우즈베키스탄 국적 고려인동포 R씨(20살 남성, 방문취업(H-2) 비자)는 혼자 일을 해서 뇌경색을 앓고 있는 어머니, 고령의 할머니를 모시며 살고 있다. R씨는 직장건강보험에 가입이 안 되는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 지역건강보험에 가입해 있었다. 그런데 올해부터 어머니와 할머니를 한 세대로 등록할 수 없게 되어, 세 명의 가족 각각에게 113,050원이 부과된 3개의 건강보험료 고지서가 날아오기 시작했다.

◉ 재외동포(F-4) 체류자격을 가진 러시아 국적 고려인동포 L씨는 선천성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일을 할 수 없는 딸과 함께 살고 있다. 그런데 올해부터 성인인 자녀는 무조건 한 세대로 등록할 수 없게 되어 두 명의 가족 각각에게 113,050원이 부과된 2개의 건강보험료 고지서가 날아오기 시작했다.

◉ 인도적체류자 A씨는 부인, 고령의 노모, 자녀 4명과 함께 살고 있다. A씨는 본국에서 입은 총상으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현재 성인이 된 자녀 1명이 일용직으로 일을 해서 버는 월 120여 만 원으로 7명의 가족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올해부터 성인 자녀, 노모, 나머지 가족 각각에게 79,140원이 부과된 3개의 건강보험료 고지서가 날아오기 시작했다. 인도적체류자는 세대당 평균보험료의 30%를 감면받지만, 이 가족에게 79,140원×3=237,420원의 보험료는 가계 월소득의 20%에 달하는 금액이다.

4. 반복되는 입국 후 6개월의 공백

◉ 방문취업(H-2) 체류자격으로 국내 체류 중이던 중국동포 B씨는 지병이 있어서 계속 치료를 받는 중이다. B씨는 올해 체류기간이 종료되어 중국에 가서 다시 비자를 받아 재입국해야 했다. 그런데 재입국한 후에 6개월이 지나야 지역건강보험에 다시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고 했다. 그 6개월 동안 B씨는 건강보험의 혜택을 못 받는데 그치지 않고, 외국인수가(건강보험 수가의 200%)로 책정된 고액의 의료비를 내야 했다. 이번뿐만 아니라 3년마다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을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했다.

지역가입 자격을 가진 외국인 및 재외국민이 일시 출국 후 6개월 이내에 재입국한 경우 출국한 기간 동안의 보험료를 납부하면 지역가입 자격을 유지할 수 있지만 체류기간이 종료된 경우에는 처음 입국한 경우와 동일하게 입국 후 6개월이 지나야 지역가입 자격을 가질 수 있다. 때문에 3년 만기 방문취업(H-2) 체류자격으로 출입국을 반복해야 하는 동포들은 매번 6개월의 건강보험 공백기간을 가지게 되었다.

5. 공식적인 외국인력도입제도인 고용허가제를 통해 정부가 데려왔는데 농축산업 이주노동자의 직장가입을 안 해주는 보험공단

◉ S씨는 인천에서 4년 이상 고용허가제 농축산업 노동자로 일해 왔다. 월 300시간 이상 씩 일하는데, 월급은 처음 125만원에서 시작해서 이제 174만원을 받는다. 지난 4년간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했다. 갈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딱 한 번 병원에 갔는데 건강보험이 없어서 15만원이 나왔다. S씨도 7월부터 역시 월 113,050원 이상을 내고 지역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했다.

고용노동부는 농축산업의 경우 ‘농업경영체등록확인서’만 제출하면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사업자등록증 제출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런데 건강보험공단은 사업자등록증이 없으므로 직장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고 한다. 이주노동자 지원단체들이 여러 차례 문제제기를 했지만 고용노동부도, 건강보험공단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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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주최 및 참가자 일동

고려인제도개선위원회 (고려인지원단체 (사)너머, 광주 고려인마을, 경주고려인통합지원센터, 경주시외국인도움센터, 원곡법률사무소, 인천고려인문화원)

난민네트워크 (공익법센터 어필,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공익사단법인 정,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센터 드림(DREAM), 국제난민지원단체 피난처, 글로벌호프, 난민인권센터, 동두천난민공동체, 사단법인 두루, 순천이주민지원센터, 아시아의친구들,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MAP, 이주여성을위한문화경제공동체 에코팜므,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 의정부 EXODUS, 이주민지원센터친구, 천주교 제주교구 이주사목센터 나오미, 재단법인 동천,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파주 EXODUS, 한국이주인권센터, 휴먼아시아)

두레방 쉼터, ()한국이주동포정책개발연구원, 아시아의친구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부천이주노동복지센터, (사)지구촌사랑나눔, (사)한국이주민건강협회 희망의 친구들,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순천이주민지원센터,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아산이주노동자센터,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원불교서울외국인센터, 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의정부EXODUS,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파주샬롬의집, 포천나눔의집, 함께하는공동체)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경기이주공대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전선, 노동자연대, 녹색당,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사)이주노동희망센터,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민방송(MWTV), 이주민센터 친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빈민연합, 전국철거민연합, 전국학생행진, 정의당, 지구인의정류장, 천주교인권위원회, 필리핀공동체카사마코,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인권위원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주인권연대 ((경산(경북)이주노동자센터,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아시아의 창, 울산이주민센터, 이주민과 함께, 이주민노동인권센터, 이주와 인권연구소, 지구인의 정류장, 천안모이세, 한국이주인권센터)

중국동포지원센터, 한중커뮤니티리더스 삼강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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