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9 어업이주노동자 노동인권 침해 철저 수사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일시 : 2020년 10월 7일 11:00

장소: 고용노동부 군산지청 앞

사회: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기자회견 순서

  • 개야도 실태 및 집단 진정/고소 배경 : 김호철(익산 노동자의집)
  • 조사 경과 및 문제점 : 이소아(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 당사자 발언 : 개야도에서 일했던 어업 이주노동자
  • 연대 발언: 윤영대(광주전남이주노동자네트워크), 정신영(선원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
  • 기자회견문 낭독
  • 지청장 면담 재요청

기자회견문: E-9 어업이주노동자 노동인권 침해 사건 철저히 수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하라

(지난 9. 2. 군산 앞바다 개야도에서 일하던 열두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섬을 겨우 벗어나 광주고용노동청 군산지청에 진정을 하였다. 가족 혹은 친지 관계로 구성된 사업주들이 노동자들을 자신의 사업장뿐만 아니라 친지 사업장으로도 보내 일을 시킴으로써 노동자들은 거의 휴일이 없이 일을 하여야 했기 때문이다.)

2016년 11월 고용노동부는 “어업 분야 외국인근로자 표준근로계약서 작성 가이드라인”을 세워 노동시간과 임금, 휴어기, 성어기, 휴게시간, 휴일, 숙식비와 관련하여 최소 기준을 만들었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어업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에서는 그 가이드라인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휴일은 협의하여 결정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협의는커녕 아예 쉬는 날 없이 일을 해야 했으며, 김양식장에서 일하기로 기재되어 있으나 꽃게나 전어를 잡는 다른 사업주의 어선에서도 일해야 했고, 그 결과 계약서에는 근로시간이 월 209시간이라고 적혀 있으나 매일 15시간 이상 월 300시간 일을 하고도 근로계약서 상의 월 170여 만원의 임금 밖에 받지 못하였다. 이는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며, 그마저도 제대로 지급되고 있는지 확인하거나 자유롭게 출금하여 쓸 수 없는 노동자들이 많았다.

고용노동부는 자신들이 정한 표준근로계약서 가이드라인이 실질적으로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문제들은 고용허가 단계에서 면밀한 심사를 거치거나 정기적인 점검을 통하여 확인을 한다면 충분히 예방 또는 해결할 수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업주들의 탈법행위를 사실상 방조하였다.

어업 이주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하다. 좀 쉴 수 있도록 휴일과 휴게시간이 보장되는 것, 일한 만큼 임금이 보장되는 것, 의료보험이 보장되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일하는 ‘모든’‘사람’에게 주어져야 할 기본적인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상의 권리들을 되찾기 위해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하였으나 첫 번째 조사는 제대로 된 통역도 없이 진행이 되었고, 다른 사업장에서 일하여 근로 시간이 초과된 부분은 노동자들이 스스로 입증하지 않으면 어렵다는 말만을 반복하여 들어야 했다.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민주주의는 말하는 사람의 능력이 아닌 ‘듣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 그 경계가 달라진다. 특별사법경찰리로서 수사 권한을 가지고 있는 근로감독관이 수사 과정에서 얼마나 제대로 이주노동자들의 말을 경청하고 이를 조사하느냐에 따라 드러나는 실체적 진실의 범위는 달라지고, 그에 따라 노동권 침해의 경계도 달라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듣는’ 실력이 민주주의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다.

철저한 조사는 이 사건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전라도의 많은 섬에서 연근해어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2018년 기준 전체 고용허가제 어업이주노동자 7,400명 중 전라도에만 약 3,200명의 어업이주노동자가 일을 하고 있다. 섬이 많은 서해안의 특성상 수십 개의 유인도 중 몇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섬에 고립되어 일하고 있는지도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유사한 문제에 대해 이미 수 년 전 고용노동청 군산지청에 문제를 제기하여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적이 있다. 그러나 관계 당국의 안이한 대처로 인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채 수 년이 지났고, 오늘 똑같은 문제로 또 다른 어업이주노동자들이 고통을 받게 되었다. 군산 고용노동청은 개야도 이외에 군산지청 관할 하에 있는 모든 섬에서 일하는 어업이주노동자들의 근로 조건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여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힘써야 한다.

우리 식탁에서 보는 김은 지난 10여 년 간 그 생산량이 2.5배 이상 늘었으나, 어업에 종사하는 인구수는 지난 10여 년 간 오히려 50만 명 이상 줄어들었다. 생산량은 늘고 종사자는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의 시가가 낮아진 이유는 이주노동자들이 최저임금도 안 되는 월급을 받으며 어마어마한 노동량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밥상에 오르는 어산물들이 싸게 오는 이유와 과정에 대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선주민으로서 결코 모른 체 할 수 없다. 우리는 ‘동료’ 시민으로서 계속하여 연대할 것을 다짐하면서 군산지청 및 고용노동부에 다음 사항을 촉구한다.

  • , 고용허가제 어업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 침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라
  • 년 전에도 같은 문제, 방관은 그만하고 실효적인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

2020. 10. 7.

선원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